Sad Legend – 한(恨)
90년대 중후반, 한국에서도 블랙/고딕 메틀의 바람이 살짝 일어나려던 때가 있었다. 오딘이나 문샤인 등의 밴드들이 그 선구적인 위에 있었는데, 당시 그런 명성만 듣고 음악을 접하거나 앨범을 샀다가 적잖이 실망하고는 망각의 구석 저 멀리 던져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하지만 당시 레코드 주인 누님의 추천을 받아 ‘꼽사리’ 로 구매했었던 ‘새드 레전드’ 의 정규 1집 앨범이 나의 뒤통수를 상쾌하게 날려 주었다.
새드 레전드는 나마 (Naamah) 라는 뮤지션이 주축이 된 밴드로, 정규 1집 녹음 시에는 나마 혼자서 작사 작곡은 물론, 거의 모든 파트의 연주를 도맡아 했다 (심지어는 여성 보컬 파트도 자기가 불렀다). 라이브 때는 기타나 베이스 등은 세션 연주자를 쓰고, 자기는 드럼을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가히 엄청난 포스의 소유자다. 그리고 그의 첫 정규 앨범에는 이러한 재능이 잘 정제된 형태로 녹아 있다.
가장 큰 특징으로 언급되는 것 중의 하나는, 이 앨범의 모든 곡이 한국어 가사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데스메틀 밴드인 ‘시드’ 같은 경우 한국어 가사가 어색하다는 이유를 들어 전 곡의 가사를 영어로 만들었을 정도로, 당시엔 한국어는 그로울링 보컬 등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 앨범을 들으면 의외로 한국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게다가 그 덕분에 가사의 이해도 훨씬 잘 되며, 음악의 멜로디 및 가사 속에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한(恨)의 정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곡들은 탄탄한 구성을 자랑하며 흐름에 상당한 공이 들어가 있다. 또한 당시 국내 레코딩의 이런저런 한계가 상당했을 텐데도 전반적인 레코딩 퀄리티 역시 잘 뽑혀 있다. 그야말로 한국의 메틀 역사상 길이 남을, 그리고 아마 다시는 나오지 못할 최고의 명작이다.
6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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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정말 좋네요!
정말 보컬과 전체적인 멜로디에서 특유의 한(恨)이 느껴지네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명반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ㅎㅎ
군에서 블랙메탈 한 번 듣는군요 ㅋㅋㅋ
노래는 괜찮은 거 같은데,
역시나 그로울링은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사를 봐야 이해할 수 있을 듯
새드레전드 다음카페 운영자입니다. 검색하다가 오게되었네요^^
좋은 글 감사드리며, 조만간 7월되면 2집 소식과 공연 소식이 있을 거랍니다.
관심 부탁드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난 러시아사람인데 지금 한국어를 배우고있어요. Sad Legend이라는 밴드를 찾아서 노래가사를 한국어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번역하고있어요. 그런데 어떤 노래 의미를 잘 이해할수 없는거 같애요. 누가 도와줄 사람이 없을까요? :)
특히 “Han”이라는 노래말이요. 이 노래에서 나오는 “궁궐를 지키던 군사들이” 누구고 “침탈의 불길”이라는게 무슨 뜻인가요?
도와줄 사람에게 고마워요 ^_^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 곡의 가사 전체를 찾아보고 있지만, 아직 구하질 못해서 정확한 해석을 도와 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애석하게도 CD 가 지금 제게 없습니다). 추후에 구하게 되면 추가로 답글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궁궐을 지키던 병사들: the soldiers who defended the royal palace
침탈의 불길: fire of the disseizin (or invasion)
Maybe I can explain some more.
send me an e-mail if you want.
rhflea@naver.com